배우 엄앵란이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가 전해졌다. 한국 영화계의 전설이자 한 시대를 풍미한 그녀의 죽음은 영화계와 대중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강석현은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관을 끌어안고 오열하며 그 슬픔을 드러냈다. ‘어머니, 어떻게 저를 두고 가세요?’라는 그의 절규는 장례식장을 가득 메운 슬픔의 상징이 되었다.

엄앵란은 1960년대 한국 영화의 황금기를 이끌며 신성일과 함께 최고의 스타로 군림했다. 그러나 그녀의 화려한 경력 뒤에는 가족과의 단절, 시대의 변화 속 상실감, 그리고 끝없는 고독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녀는 최근 몇 년간 건강이 악화되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결국 심장 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은 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되었으며, 영화 동료들과 팬들이 그녀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모였다. 강석현은 어머니의 관 앞에서 무너져 내리며 “제가 더 잘할게요. 제발 돌아오세요”라고 흐느꼈다. 그의 절규는 단순한 슬픔이 아닌 평생 어머니와의 거리감 속에서 쌓인 후회를 담고 있었다.

엄앵란은 생전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잘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게 가장 큰 한”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녀의 죽음은 단순한 개인의 이별이 아닌 한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비극으로 기억될 것이다. 장례식은 3월 7일에 진행되며, 그녀는 신성일이 잠든 묘소 옆에 안장될 예정이다. 그녀의 영혼이 평화롭게 쉴 수 있기를, 강석현이 어머니와의 마지막 이별을 잘 견뎌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